• 최종편집 2024-04-19(금)
 
사진기본크기1.gif▲ 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성민 교수를 만나 다발성경화증·척수염 환자의 현황과 치료에 대해 알아보았다. 김 교수가 진료하고 있다.

 
경제활동 많은 30-50대서 많이 발병
 
희귀질환 지원으로 치료 부담 적어
 
[인터뷰] 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성민 교수
 
[현대건강신문 박현진 기자] 희귀난치성 질환인 다발성경화증과 시신경 척수염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클리닉이 서울대병원에 개설됐다.
 
다발성경화증이란 뇌, 척수, 시신경으로 구성된 중추신경계에 발생하는 만성 질환으로 환자 자신의 면역 체계가 건강한 세포와 조직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특히 20~30대에 가장 많이 발병하고, 뇌나 척수 등에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증상은 전신에서 마비나 통증 등으로 나타난다.
 
사회활동을 가장 왕성히 해야 할 시기에 발병하기 때문에 다발성경화증 환자들은 치료비 지원을 받는다 하더라도 경제활동에 어려움이 있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전체 환자수가 2100여명 정도로 적어 이를 전문으로 하는 치료센터가 없는 것도 어려움 중의 하나였다.
 
이에 서울대병원은 최근 신경과 외래에 ‘다발성경화증·척수염 클리닉’을 개설했다. <현대건강신문>은 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성민 교수를 만나 다발성경화증·척수염 환자의 현황과 치료에 대해 알아보았다.
 
다발성경화증은 국내에서 인구 10만 명당 3.5명의 빈도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30대에 발병률이 가장 높다. 주요 증상으로는 편측, 하반신 혹은 사지의 위약이나 감각 이상 등이 있으며, 이 외에도 구음장애, 시력저하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다발성경화증은 환자마다 나타나는 증상이 다르고 같은 환자라고 하더라도 재발할 때마다 다른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 때문에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에는 다발성경화증 뿐만 아니라 척수염, 시신경 척수염 등으로 구분한다.
 
김 교수는 “최근 몇 년 사이 다발성경화증, 시신경척수염으로 구분하는데 아시아에서는 시신경척수염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서울대병원에는 다발성경화증 환자와 시신경 척수염 환자가 비슷하다”며 “시신경척수염의 경우 진행 속도는 느리지만 증상의 강도는 훨씬 세다”고 말했다.
 
문제는 다발성경화증의 치료다. 일생 동안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는 동안 신경 손상이 축적되고, 이로 인해 중증 장애나 영구 장애를 겪기도 한다. 이 때문에 치료에 있어서도 재발빈도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김 교수는 “희귀난치성 질환인 다발성경화증은 질병 특성상 급성기 치료뿐만 아니라 만성기 재발 억제 치료, 증상 완화 치료 등에 대한 치밀한 계획을 세워 지속적인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다발성경화증의 치료는 크게 급성기 재발 치료, 만성 재발의 예방, 증상완화 치료로 나누어진다. 급성기 재발의 경우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를 일차로 사용하며, 이에 효과가 없는 중증 환자의 경우 체내 염증 유발 물질을 제거하는 혈장분리교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만성 재발의 예방은 질환 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으며 다발성경화증의 재발 예방 치료에는 인터페론, 글라티라머아세테이트와 같은 자가 주사제들이 1990년대부터 사용되어 왔으며, 최근 수년 동안 다양한 주사제 혹은 경구약들이 개발됐다. 개발된 신약들은 기존 약제에 비해 우월한 재발 방지 효과, 복용의 편리성, 또는 신경 보호 효과로 승인을 받은 상태다.
 
김 교수는 “다만 아직까지는 모든 다발성경화증 환자를 무조건적으로 신약으로 치료하기 보다는 효과와 가능한 부작용 등을 균형 있게 고려해 개별환자들에게 적합한 약제를 투여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라고 설명했다.
 
시신경척수염의 재발 예방 치료에는 면역 억제제가 일반적으로 쓰인다.
 
김성민 교수는 “다발성경화증과 시신경척수염 모두 전 세계적으로 신약을 이용한 임상시험이 활발하게 진행중이며, 국내의 연구진들도 이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발성경화증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바로 재발빈도를 얼마나 줄이느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 교수는 다발성경화증 환자는 물론 일반인들도 다발성경화증을 예방하기 위해 햇볕을 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아직까지 그 인관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비타민D의 체내 농도가 낮은 인구군에서 다발성경화증의 발병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또한 비타민D의 농도가 낮은 다발성경화증 환자들에서 질병의 재발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보통 비타민D는 햇빛의 자극을 통해 피부에서 많은 양이 합성되기 때문에 일부 학자들의 경우 다발성경화증 환자들에게 적절한 야외활동을 권하기도 한다.
 
김 교수는 “이러한 비타민D의 농도와 다발성경화증의 관계가 단순한 부수현상인지 혹은 어떠한 인과관계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다발성경화증, 시신경척수염 환자들의 경우 근위약, 강직, 보행장애 등이 있을 경우 재활치료를 통해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며, 반드시 재활치료를 받을 것을 권했다.
 
김 교수는 “적절한 운동을 통해서 어느 정도 근신경계의 기능을 호전시킬 수 있다”며 “하지만 지나친 사우나 혹은 온탕은 다발성경화증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그는 재발 예방을 위해 경구스테이로드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환자들의 경우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당뇨의 위험성이 있으므로 지방이 지나치게 많은 음식은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김 교수는 다발성경화증·척수염 클리닉을 개설한 것과 관련해 “다발성경화증이나 시신경척수염 모두 재발 유무 등을 확인하기 위해 환자들과 긴밀한 관계 유지가 중요하다”며 “진료 시간 확보가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서울대병원 다발성경화증·척수염 클리닉은 월요일 오후에 운영되며, 진료 환자 수는 하루에 20명 이내로 제한한다.
 
김 교수는 “개별 환자의 진료 시간을 최대한 확보함으로써 재발 유무 등을 확인하기 위한 자세한 병력 청취와 개별 환자에 맞는 향후 치료계획 수립에 특히 주력했다”며 “다발성경화증의 경우 희귀난치성질환으로 치료비의 경우 많이 지원을 받게 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이 많아 이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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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하는 다발성경화증 환자 계속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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