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약물 오남용 우려...관계 당국 감시 소홀해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의약분업 예외지역 소재의 약국은 의료기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지역에서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정돼 추진 당시부터 약물 오남용의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에서는 ‘관절약’으로 유명한 의약분업 예외지역의 약국들을 직접 방문하여 그 실태를 파악했으며, 10곳의 약국 중 9곳에서 약사법 위반을 확인하였고 증거자료를 첨부하여 관할 보건소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부산광역시 1곳, 경기도 1곳, 충남 1곳, 경북 1곳, 경남 2곳, 강원 2곳, 제주도 1곳으로 일부 지역의 문제가 아닌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불법이 자행되고 있었다.
 
9개의 약국 중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5일분을 초과하여 전문의약품을 판매한 약국이 8곳이었고 8개 약국에서 모두 30일분을 구입할 수 있었다.
 
조제기록부 미작성은 7곳, 무자격자 조제 및 판매가 2곳, 미리 조제해 놓은 약품을 판매한 곳이 2곳, 약사 위생복 미착용이 3곳으로, 이는 한 약국 당 평균 2.4건의 약사법을 위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조제 받은 약품을 분석한 결과, 골관절염에는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 스테로이드가 포함된 경우가 8곳이었으며 미상의 백색 분말가루로 분석이 불가능한 경우가 1곳, 스테로이드가 포함되지 않는 경우는 단 1곳 뿐이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9곳 중복하여 조제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가장 문제가 심각한 약국은 부산광역시 기장군 소재의 B약국으로 1회 복용 분량인 1포에 스테로이드 제제인 덱사메타손이 2알,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무려 5알이 조제되어 있었다.
 
또한 스테로이드 제제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의 부작용으로 오는 부종을 줄일 목적으로 이뇨제인 다이크로짇 정을 사용한 곳도 2곳이나 확인되었다.
 
스테로이드 제제는 그 효과가 드라마틱하기도 하지만 부작용도 심각하기 때문에 ‘양날의 칼’에 비유되는 약품이다. 장기적으로 사용을 하면 고혈압 및 당뇨의 유발과 악화의 위험이 있고 골괴사를 초래하며, 팔다리는 가늘어지고 복부 비만 등의 체형의 변화(의인성 쿠싱증후군)이 올 수 있으며 심각한 경우에는 부신피질 기능 부전으로 인한 급사의 위험도 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의 경우, 중복 사용시에 소염진통 효과의 증가는 거의 없이 부작용만 커질 수 있으며 위·십이지장 궤양에 의한 위장관 출혈이나 천공을 발생시키고 신부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전의총은 “우리나라 국민들은 약국에서 약을 구입하여 복용 후에 생기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관대하기 때문에 조제한 약국에 환자들이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며 “이런 심각한 부작용을 확인할 수 없는 약사들은 부작용이 적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의료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는 의사들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중복처방이나 중복조제의 부작용이 스테로이드 제제의 무분별한 사용에 버금가는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뇨제를 장기적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혈압의 저하로 인한 부작용과 전해질 이상으로 인한 문제들이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의총은 “방문했던 약국들 중 일부에서는 본인들이 조제한 약이 부작용이 거의 없고, 지속적으로 먹으면 뼈를 보호하고 재발을 막는다면서 환자들을 현혹하고 있다”며 “상기 약국들의 조제행태를 보면 국민의 건강은 안중에도 없고 무분별한 돈벌이에만 관심이 있어 보인다. 본인들의 가족들에게도 같은 약을 쥐어주며 먹일 약사가 과연 있을지 의문일 따름”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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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업 예외지역 ‘관절약 전문 약국’ 성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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